Korean Abstract: 2000년대 이후 국제자본 이동이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의 통합이 가속화되었다. 선진 경제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금융 글로벌화(financial globalization)는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어왔다. 그러나 2007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global financial crisis)를 통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이 금융통합의 경로를 타고 전 세계적인 불황국면으로 확장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금융통합의 진전이 금융위기 시에 위기의 충격을 흡수하는 순기능을 수행하는지, 아니면 충격을 전이(contagion)하는 역기능을 수행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었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금융통합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고, 지역간, 국가간 진행되는 각 금융시장간의 통합 정도에 따라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분산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증폭되는지를 실증분석하고, 향후 발생가능한 금융불안 요인의 전파경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금융통합은 협의의 개념으로는 금융시장의 제도적인 통합을 의미하고, 광의의 개념으로는 국가간 혹은 지역간 복수의 금융시장이 동태적으로 연결되면서 가까워지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본 보고서에서는 광의의 금융통합을 주요한 분석대상으로 하고 있다. 금융통합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는 거래량기준지표, 가격기준지표, 정보기준지표 등이 있으나, 본 보고서의 실증분석에서는 거래량지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거래량지표는 국가간 특정 금융자산의 거래량을 각국의 GDP 합으로 나누어 표준화한 지표를 사용하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세계 각국의 미국과의 채권시장 통합 정도와 주식시장 통합 정도에 따라 각 국가의 실물부문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실증분석하였다. 분석에는 미국을 제외한 63개국의 2001~11년 기간의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변수들간의 내생성을 고려한 연립방정식모형을 추정하였다. 미국의 위기가 각 국가의 실물부분 전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미국과 각 국가의 실물경기 동조성지표를 이용하였다. 위기 기간 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경기가 하락할 때 상대국가의 경기가 동시에 하락하는 - 실물경기 동조성이 높은 - 경우 미국의 위기가 상대 국가에 더 크게 전이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추정 결과 미국과의 채권시장 통합 정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동안 미국과의 실물경기 동조성이 낮았으며, 미국과의 주식시장 통합 정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미국과의 실물경기 동조성이 높았다. 이는 위기 발생국인 미국과의 주식시장 통합이 높을수록 위기 시 주식시장의 외국인 이탈로 인해 위기의 전이를 용이하게 한 반면, 미국과의 높은 채권시장 통합은 실물부문의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본 보고서는 금융통합의 정도가 금융위기의 전이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경종가설(wake-up call hypothesis)'의 검정을 통해 금융위기의 전이에는 자국의 경제 펀더멘털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즉 외환보유고가 적을수록, 금융 발전정도가 낮을수록, 외채 비중이 높을수록 금융위기의 전이로부터 취약함을 확인하였다.본 보고서의 분석 결과는 2013년 중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계획 발표에 따라 금융불안이 야기되었던 브라질, 인도, 터키,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개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이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 금융협력의 일환인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Asian Bond Market Initiative)의 발전은 위기 시 채권시장의 통합이 위기의 충격을 흡수하는 순기능을 한다는 본 보고서의 결과에 비추어 동아시아 국가들의 위기대응능력과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