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단위 가격의 경직성 분석 : 2012년 서베이 자료를 중심으로 (Price Rigidity in Korea: Evidence from Firm-Level Data)
Korean Abstract: 가격경직성의 존재 여부와 그 정도는 통화정책 효과를 비롯한 거시경제 분석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은행이 2012년에 우리나라 기업을 대상으로 가격설정행태를 조사한 자료를 이용하여 기업단위 개별가격의 경직성을 분석한 것이다.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가격설정은 경직성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첫째, 주요 제품의 가격을 경제상황에 맞춰 불규칙적으로 수시(23%) 점검하기 보다는 규칙적으로 정기(44%) 점검하는 경향을 보였다. 둘째, 가격은 대략 연 1회를 주기로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가격설정 시 인건비, 재료비 등을 제외하고도 이윤을 확보해줄 수 있는 적정이윤(마크업)을 가장 중요(71%)하게 여겼다. 이번 서베이 결과를 가지고 가격경직성을 유발하는 요인을 계량모형(probit model)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기업 규모별로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경직성은 명시적 계약, 메뉴비용 등에 의해 발생하였는데 대기업일수록 명시적 계약에 의해 가격경직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고 소기업일수록 메뉴비용이 유효한 설명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편 수요나 생산비, 환율 등 경제전반의 충격이 올 경우에도 기업은 일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격을 변경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수요충격보다는 비용충격에 대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가격을 변경하였고, 비용이나 환율 충격이 발생했을 때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더욱 경직적인 모습을 보였다.이처럼 우리나라 기업의 가격 경직성은 기업유형별, 경제상황별로 매우 상이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통화정책의 실물경제 파급효과가 업종 혹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통화정책 효과를 예측 평가함에 있어 기업들의 실제 가격설정 행태를 주기적으로 조사 분석하여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