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 가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 50대 이상 가계를 중심으로 (The Effects of the Retirement on Households' Financial Soundness)
Korean Abstract: 사회 고령화에 따른 은퇴 준비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되면서 은퇴 준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은퇴준비는 부족한 실정이며, 준비 안 된 은퇴로 인한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은퇴 준비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많은 가계들은 은퇴를 준비하기에는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은퇴 준비를 미루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50대 이상 가계를 대상으로 우선 현재 재무상황을 진단해보고, 은퇴가 가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2015년 가계금융복지 데이터를 활용하여 가구주가 50대 이상인 5,241개 가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50대 이상 가계의 재무상태는 가계수지 및 부채측면에서는 다수의 가계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유동성과 자산 축적 부분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가계를 은퇴가계와 비은퇴가계로 구분하여 재무적 측면을 비교해 본 결과, 은퇴가계와 비은퇴가계는 재무적으로 확연히 차이가 나는 그룹으로 나타났다. 소득, 지출, 자산구조면에서 모두 차이를 보였는데, 지출과 소득 모두 은퇴가계가 더 적었으며 지출보다 소득격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가계의 자산은 비은퇴가계의 62% 수준으로 주택을 제외한 다른 자산들은 비은퇴가계의 절반 수준이었다. 소득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비은퇴가계가 소득의 80%를 근로 및 사업소득을 통해 얻는 반면, 은퇴가계는 전체 소득의 77% 가량을 이전소득을 통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가 가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을 모두 통제한 후에도 은퇴관련 변수들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준비여부는 모든 재무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은퇴준비를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모든 재무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은퇴 여부 자체만으로도 가계수지지표나 비상자금 지표를 충족시킬 가능성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가계수지위험수준에 놓일 확률은 1.8배나 증가하였다. 따라서 은퇴준비 여부와 관련 없이 은퇴 자체만으로도 가계수지나 유동성에 현저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하여 은퇴 전에 충분한 유동자금 확보와 소득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